
파스를 붙이면 어디에 좋을까?
파스의 치유력: 통증 완화부터 혈액 순환까지
요즘 누구나 집에 파스 하나쯤은 구비해두고 계시죠? 저도 운동하다가 삐끗했을 때, 오래 앉아 일하다 어깨가 뻣뻣해졌을 때 습관적으로 파스를 찾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약국에 가면 종류가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으셨을 거예요. 쿨파스를 붙여야 하나, 핫파스를 붙여야 하나, 아니면 한방 성분이 들어간 걸 써야 하나... 오늘은 제가 직접 알아보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파스에 대해 제대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파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과학적인 원리로 작동하는 의약품이에요. 단순히 시원하거나 따뜻한 느낌만 주는 게 아니라, 실제로 피부를 통해 약물 성분이 흡수되면서 통증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파스라는 이름 자체도 재미있는데요, 원래 독일어로 연고를 뜻하는 'Pasta'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영어의 'Paste'와 같은 어원이고, 심지어 우리가 먹는 이탈리아 파스타도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1. 통증 완화 성분의 작용 원리: 프로스타글란딘과의 싸움
파스가 어떻게 통증을 줄여주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우리 몸에서 통증이 왜 생기는지 알아야 해요. 우리가 어딘가 다치거나 염증이 생기면, 몸에서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이 프로스타글란딘이 바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주범이에요.
프로스타글란딘은 우리 몸 곳곳의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활성 지질 화합물인데요, 필수지방산이 특정 효소의 작용을 받아서 생성됩니다. 이 물질은 혈관을 확장시키기도 하고, 근육을 수축시키기도 하며, 무엇보다 통증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요. 생리통이 심한 분들이 많으신데, 이것도 자궁 내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자궁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생리통에 소염진통제가 효과가 있는 거죠.
파스에 포함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성분들은 바로 이 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차단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프로스타글란딘이 생성되려면 '사이클로옥시게나제(COX)'라는 효소가 필요한데요, 파스의 약물 성분이 이 효소의 활동을 억제해버리는 거예요. 효소가 제대로 일을 못 하니까 프로스타글란딘도 덜 만들어지고, 결과적으로 염증과 통증이 가라앉게 되는 원리입니다.
파스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소염진통 성분으로는 케토프로펜, 디클로페낙, 피록시캄, 플루르비프로펜 같은 것들이 있어요. 각각 조금씩 특성이 다른데요, 예를 들어 디클로페낙은 약효 지속시간이 24시간 정도로 길면서 전반적인 통증 완화 효과가 좋고, 다른 성분들에 비해 광과민성이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피록시캄은 효과가 뛰어나고 약효가 48시간까지 지속되지만, 그만큼 접착력도 강해서 피부가 민감한 분들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하네요.
이 성분들이 피부를 통해 어떻게 흡수되는지도 궁금하실 텐데요, 파스를 피부에 붙이면 삼투압의 원리로 약물이 피부 깊숙이 침투하게 됩니다. 파스 내부의 약물 농도가 피부보다 높으니까, 자연스럽게 약물이 피부 쪽으로 이동하려고 하는 거죠. 땀구멍, 모공, 피부의 미세한 틈새를 통해 약물이 스며들어 통증 부위에 직접 작용하게 됩니다. 다만 발바닥처럼 각질층이 두꺼운 부위는 다른 곳에 비해 흡수율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2. 냉감 파스와 온감 파스: 언제 무엇을 써야 할까?
약국에서 파스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게 바로 쿨파스냐 핫파스냐 하는 거죠. 사실 이 선택이 생각보다 중요해요. 잘못 고르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거든요.
쿨파스, 시원함으로 급성 통증을 잡다
쿨파스에는 주로 멘톨이나 캄파 같은 성분이 들어있어요. 멘톨은 페퍼민트 오일에서 추출하는 천연 성분인데요, 우리 몸에 있는 냉감수용체(TRPM8)를 활성화시켜서 피부 온도를 빠르게 낮춰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피부 온도가 내려가는 건 아니지만, 뇌가 시원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거예요. 마치 냉찜질을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거죠.
멘톨은 시원한 느낌만 주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통증을 감소시키는 국소 마취 효과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갑자기 발목을 삐끗했거나, 어딘가에 부딪혀서 타박상을 입었을 때, 붓기 시작하면서 열이 나는 초기 단계에 쿨파스가 효과적입니다. 냉각 효과가 혈관을 수축시켜서 내출혈이나 부종이 더 심해지는 걸 막아주거든요.
급성 염증 상태에서 핫파스를 잘못 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따뜻한 기운이 혈관을 확장시켜서 오히려 출혈과 부종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다친 직후에는 반드시 쿨파스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가볍게 삐거나 멍이 들었을 때, 근육이 붓고 열감이 느껴질 때 쿨파스를 떠올려주세요.
핫파스, 따뜻함으로 만성 통증을 달래다
반면 핫파스에는 노닐산바닐릴아미드나 캡사이신 같은 성분이 들어있어요. 캡사이신은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에요. 이 성분이 피부에 닿으면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 혈관을 확장시킵니다.
캡사이신의 통증 완화 원리는 좀 독특해요. 우리 몸에는 TRPV1이라는 수용체가 있는데, 원래 43도 이상의 뜨거운 온도에 반응해서 통증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해요. 그런데 캡사이신이 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역치가 낮아져서, 체온 정도의 온도에서도 따뜻함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뜨거운 건 아니지만 뇌가 그렇게 인식하는 거죠.
더 재미있는 건, 캡사이신이 지속적으로 작용하면 그 부위의 통증 전달 신경섬유가 일시적으로 탈감작 상태가 된다는 거예요. 쉽게 말하면 신경이 둔해져서 통증을 덜 느끼게 되는 겁니다. 이 원리 때문에 캡사이신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관절염 통증 같은 만성 통증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어요.
핫파스는 오래된 만성 통증이나 근육이 뭉쳐서 뻣뻣한 경우에 효과적이에요. 따뜻한 기운이 혈액순환을 촉진해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뭉친 부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거든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부기가 심하거나 관절에 급성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갑자기 아픈 급성 통증에는 쿨파스, 오래 아픈 만성 통증에는 핫파스. 약국에서 약사님이 "시원한 게 좋으세요, 따뜻한 게 좋으세요?"라고 물으시면 이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아시겠죠?
3. 비타민E와 혈액 순환 개선: 회복을 돕는 숨은 조력자
일부 파스 제품에는 비타민E가 첨가되어 있어요. 이게 왜 들어가는 걸까 궁금하셨던 분들도 계실 텐데요, 비타민E는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조직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비타민E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널리 알려져 있죠. 세포막을 유지하고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해요. 그런데 이 외에도 비타민E는 혈관의 탄력을 유지하고, 혈액 내에서 혈소판이 응집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덕분에 혈액이 더 원활하게 흐를 수 있게 되는 거죠.
통증 부위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혈액 공급이 원활해야 해요. 혈액을 통해 영양소와 산소가 공급되고, 염증 물질과 노폐물이 제거되니까요. 비타민E가 혈액 순환을 개선해주면 이 과정이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손상된 조직에 영양분이 잘 전달되고, 염증 반응의 부산물들이 빨리 빠져나가면서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원리예요.
비타민E는 피부 건강에도 좋은 성분이에요. 피부 수분을 유지하고 주름 생성을 방지하며,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파스를 오래 붙이면서 생길 수 있는 피부 자극을 완화하는 데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다만 비타민E가 들어간 파스라고 해서 획기적으로 효과가 좋다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주성분인 소염진통제가 핵심이고, 비타민E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회복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추가로 들어있는 게 나쁠 건 없겠죠?
4. 파스 사용 전 응급 처치: RICE 원칙을 기억하세요
여기서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하나 드리려고 해요. 운동하다가 발목을 삐끗했거나, 어딘가에 부딪혀서 심하게 다쳤을 때, 바로 파스부터 붙이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사실 부상 직후에는 파스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RICE 원칙에 따른 응급처치예요.
RICE는 Rest(휴식), Ice(냉찜질), Compression(압박), Elevation(거상)의 첫 글자를 딴 거예요. 근육 타박상이나 관절 염좌 같은 부상에서 가장 중요한 초기 대응 방법이죠. 손상 후 24시간 이내에 이 RICE 요법을 적용하면 회복 시간을 50~60%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Rest(휴식): 일단 다치면 즉시 활동을 멈춰야 해요. 계속 움직이면 출혈이 많아지고 붓기도 심해집니다. 다리를 다쳤다면 목발을 사용하거나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아 움직임을 최소화하세요. 적어도 72시간 정도는 움직임을 줄이는 게 좋습니다.
Ice(냉찜질): 얼음팩이나 차가운 물건을 수건에 싸서 다친 부위에 15~20분간 대주세요.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을 막고 통증을 줄여줍니다. 단, 얼음을 직접 피부에 대면 동상 위험이 있으니 반드시 수건이나 천으로 감싸서 사용하세요.
Compression(압박): 탄력 붕대로 다친 부위를 적당히 감싸주세요. 부기가 심해지는 걸 방지해줍니다. 너무 꽉 조이면 혈액 순환이 안 되니까, 손가락이 저리거나 피부색이 변하지 않을 정도로만 감아주세요.
Elevation(거상):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이 올려주세요. 중력을 이용해 부종을 줄이는 원리예요. 발목을 다쳤다면 방석이나 베개 위에 다리를 올려놓으면 됩니다.
이렇게 초기 응급처치를 한 다음에 쿨파스를 사용하시면 더 효과적이에요. 그리고 부상 후 2~4일 정도는 온열 찜질이나 핫파스 사용을 피하셔야 해요. 급성기에는 열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거든요.
RICE 요법은 가벼운 염좌나 타박상 같은 경미한 부상에 적합한 방법이에요. 골절이 의심되거나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기능 장애가 있다면 응급처치 후 바로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파스는 어디까지나 통증 완화를 도와주는 보조 수단이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라는 걸 기억해주세요.
파스 사용 시 꼭 알아두셔야 할 주의사항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파스에 대해 꽤 많이 아시게 되셨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안전하게 파스를 사용하기 위해 꼭 알아두셔야 할 점들을 정리해드릴게요.
적정 사용 시간을 지켜주세요. 파스는 보통 8~12시간 정도 붙이고 떼는 게 좋아요. 물론 48시간까지 효과를 내는 제품도 있지만, 너무 오래 붙여두면 접착제 성분으로 인해 피부염이나 발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같은 부위에 연속으로 붙이실 때는 최소 2시간 정도 피부를 쉬게 해주세요.
샤워 직후에는 바로 붙이지 마세요. 샤워나 목욕 후에는 피부 온도가 높고 모공이 열려 있어서, 이때 파스를 붙이면 약물이 과도하게 흡수되거나 피부 자극이 심해질 수 있어요. 30분 정도 피부가 식고 건조해진 후에 붙이시는 게 좋습니다.
상처나 습진이 있는 부위는 피해주세요. 손상된 피부에 파스를 붙이면 약물이 직접 흡수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이 있는 부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케토프로펜 성분 파스는 햇빛 주의! 케토프로펜이 들어간 파스를 붙인 부위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광과민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어요. 파스를 떼고 나서도 최소 2주간은 그 부위를 햇빛으로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긴 옷으로 가리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세요.
어린이 사용은 더욱 신중하게! 파스의 약물 성분은 독성이 있을 수 있어서, 12세 이하 어린이에게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해요. 특히 케토프로펜 성분은 12~15세 이하 어린이는 사용을 자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이에게 파스를 붙여줘야 할 때는 반드시 사용 연령을 확인하시고, 가능하면 약사님과 상담하세요.
알레르기 반응에 주의하세요. 처음 사용하는 파스라면 작은 조각을 먼저 팔 안쪽 피부에 테스트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발진, 가려움, 부종이 나타나면 사용을 중단하셔야 합니다.
결론: 나에게 맞는 파스, 현명하게 선택하기
파스는 분명 편리하고 효과적인 통증 관리 방법이에요. 하지만 아무 파스나 아무 때나 붙이면 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적절히 선택하고 올바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급성 통증에는 쿨파스, 만성 통증에는 핫파스. 부상 직후에는 RICE 원칙에 따른 응급처치가 먼저. 이 정도만 기억하셔도 파스를 훨씬 효과적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파스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통증 완화제라는 거예요. 통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해주는 게 아니거든요. 파스를 붙이면 아프던 게 안 아프니까 다 나은 것 같지만, 떼면 다시 아파지는 경험 다들 해보셨잖아요. 통증이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파스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꼭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세요.
오늘 글이 여러분의 건강 관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또 유익한 정보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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