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100종이 사라진다는데, 우리는 대체 뭘 하고 있을까?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는 동안, 지구 어딘가에서는 3~4종의 생물이 영원히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하루에 100종, 1년이면 3만 6천 종이 넘는 생물들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UN 보고서는 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았죠. 향후 수십 년 내에 100만 종이 멸종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100만 종이라니... 숫자가 너무 커서 실감이 안 나시나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지금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동물원에서조차 판다나 코뿔소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들도 사라질 수 있어요.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과 채소의 3분의 1이 없어진다는 것,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멸종 위기, 정말 그렇게 심각한가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매년 발표하는 적색목록을 보면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4만 4천 종이 넘는 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건, 이게 빙산의 일각이라는 겁니다. 왜냐고요? 지구상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물종이 수백만 종이나 되거든요.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채로 사라지는 생물들까지 포함하면... 음, 상상하기도 싫네요.
적색목록은 생물종을 여러 등급으로 나누는데, 그중에서도 '위급(CR)', '위기(EN)', '취약(VU)' 이 세 등급이 바로 멸종 위기종입니다. 위급 등급에는 어떤 동물들이 있을까요? 자바 코뿔소는 전 세계에 75마리도 안 남았고, 바키타 돌고래는 겨우 10마리 정도만 살아있다고 합니다. 10마리라니, 한 교실 학생 수보다도 적은 거예요.
왜 갑자기 이렇게 많은 종들이 위기에 처했을까?
사실 멸종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공룡도 멸종했고, 매머드도 사라졌죠. 하지만 지금의 멸종 속도는 자연적인 속도보다 100배에서 1000배나 빠르다고 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뭘까요?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데, 매년 축구장 300만 개 크기가 사라지고 있어요. 그곳에 살던 수많은 생물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팜유 농장을 만들기 위해 숲을 태우면서 오랑우탄들이 불에 타 죽는 영상, 혹시 본 적 있으신가요? 정말 가슴 아픈 장면이죠.
그리고 또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죽어가는 바다거북,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새들... 이런 뉴스는 이제 너무 흔해서 무감각해질 정도예요. 하지만 이게 바로 우리가 만든 현실입니다.
한 종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뭐, 벌레 하나쯤 사라진다고 큰일이야 나겠어?"
혹시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그럼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1920년대에 옐로스톤에서 늑대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목장주들이 가축을 보호한다며 늑대를 모조리 죽였거든요. 그러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늑대의 먹이였던 사슴과 엘크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좋은 일 아니냐고요? 천만에요. 이 초식동물들이 어린 나무와 풀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면서 숲이 황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무가 사라지니 강둑이 무너지고, 강의 흐름이 바뀌었죠. 비버가 댐을 만들 나무가 없어서 비버도 사라졌고, 그러자 습지가 말라버렸습니다.
결국 1995년에 늑대를 다시 들여왔는데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늑대가 돌아오자 초식동물의 수가 조절되고, 나무가 다시 자라기 시작했어요. 강이 원래 모습을 되찾고, 비버가 돌아왔으며, 새들과 작은 포유류들도 다시 나타났습니다.
단 한 종의 포식자가 생태계 전체를 바꾼 거예요.
우리 생활에는 어떤 영향이?
"그래도 그건 야생의 이야기 아닌가요? 도시에 사는 우리와는 상관없는 거 아닐까요?"
정말 그럴까요?
전 세계 식량 작물의 35%가 꽃가루받이를 하는 곤충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사과, 딸기, 아몬드, 커피... 이런 것들이 모두 사라지거나 엄청나게 비싸질 겁니다. 실제로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벌이 사라져서 사람이 직접 붓으로 꽃가루받이를 하고 있다고 해요. 상상이 되시나요? 사과나무 하나하나에 사람이 매달려서 붓으로 꽃가루를 묻히는 모습이요.
그리고 약품은 어떨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의약품의 50% 이상이 자연에서 유래했습니다.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항암제 탁솔은 주목나무에서 나왔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물 중에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가진 종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그것을 알기도 전에 멸종시키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
"개인이 뭘 한다고 달라지겠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작은 선택이 만드는 큰 변화
매일 아침 마시는 커피, 어떤 걸 선택하시나요?
열대우림을 파괴하며 재배한 커피와 그늘 재배 커피(Shade-grown coffee)가 있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새들과 곤충들의 서식지를 지킬 수 있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요? 하지만 하루에 커피 한 잔 값 차이로 생태계를 지킬 수 있다면, 그 정도는 할 만하지 않을까요?
팜유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라면, 과자, 화장품, 세제... 우리 주변 제품의 절반 이상에 팜유가 들어있습니다. 문제는 팜유 농장을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을 불태운다는 거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오랑우탄, 코끼리, 호랑이의 서식지가 팜유 농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팜유 제품을 아예 안 쓸 수는 없겠죠? 대신 RSPO(지속가능한 팜유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요? 기업들이 이런 제품이 잘 팔린다는 걸 알게 되면, 더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바뀔 겁니다.
SNS 시대의 새로운 위협
요즘 SNS를 보면 희귀 동물과 찍은 사진들이 넘쳐납니다. 특히 동남아 여행 가서 원숭이나 호랑이 새끼와 찍은 사진, 본 적 있으시죠?
그런데 그 동물들이 어떻게 그곳에 있게 됐는지 아시나요?
대부분 야생에서 불법으로 포획된 겁니다. 어미를 죽이고 새끼를 빼앗아 온 경우가 많죠. 그리고 관광객과 사진을 찍기 위해 약물을 투여하거나 이빨과 발톱을 뽑기도 합니다. 그런 사진 한 장이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부추기는 거예요.
"몰랐어요"라고 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알고도 모른 척하는 건 공범이나 다름없죠.
보호구역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그냥 울타리 치고 보호구역 만들면 되는 거 아니에요?"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곳은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공원 주변에 사는 마사이족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사자가 자기네 소를 물어가고, 코끼리가 농작물을 짓밟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요?
실제로 많은 보호구역에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주민들이 먹고살기 위해 몰래 밀렵을 하거나, 보호구역 안에서 방목을 하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최근에는 새로운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바로 '공동체 기반 보전(Community-based Conservation)'이죠.
나미비아의 경우, 지역 주민들에게 야생동물 관리 권한을 주고 관광 수익을 나눠 갖게 했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민들이 스스로 밀렵꾼을 신고하고,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시작한 거예요. 코끼리와 코뿔소 개체수가 늘어났고, 관광 수입도 증가했습니다. 윈-윈이죠.
기술이 만드는 희망
최근에는 첨단 기술이 멸종 위기 동물 보호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드론을 이용한 감시가 대표적이죠. 남아프리카에서는 AI가 탑재된 드론이 밀렵꾼을 실시간으로 추적합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밤에도 감시가 가능하고,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즉시 레인저에게 알림이 갑니다.
GPS 추적 장치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코끼리나 호랑이에게 목걸이 형태의 GPS를 달아두면,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요. 덕분에 동물들이 어디서 무엇을 먹고, 어떤 위험에 노출되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됐죠.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은 사람의 의식이 바뀌어야 해요.
국제사회는 뭘 하고 있나?
멸종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약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건 CITES(멸종위기종 국제거래 협약)죠. 1975년부터 시작된 이 협약 덕분에 코끼리 상아나 호랑이 가죽 거래가 금지됐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합법적인 거래를 막자 암시장이 더 커졌다는 거예요. 코뿔소 뿔 1kg 가격이 금값의 2배가 넘는다고 하니, 밀렵꾼들이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 것도 이해가 가죠. 물론 이해한다고 용납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생물다양성협약(CBD)도 있습니다. 196개국이 참여하는 거대한 협약인데, 2010년에 아이치 목표라는 걸 세웠어요. 202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죠.
결과는? 20개 목표 중 단 하나도 완전히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실망스럽죠? 하지만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닙니다. 보호구역이 늘어났고, 일부 멸종 위기종의 개체수가 회복됐으며, 많은 나라에서 환경 정책을 강화했어요. 문제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거죠.
한국은 어떤가요?
우리나라도 멸종 위기 동물이 267종이나 됩니다. 반달가슴곰, 산양, 수달, 황새... 이름만 들어도 친근한 동물들이 모두 멸종 위기예요.
그나마 희망적인 건, 복원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겁니다.
황새는 1971년에 완전히 사라졌다가, 1996년부터 복원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은 200마리가 넘게 야생에서 살고 있습니다. 반달가슴곰도 2004년에 지리산에 처음 방사된 이후, 지금은 70여 마리로 늘어났고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변화가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어요. 한라산의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하고 있다는 뉴스, 보셨나요? 기온이 올라가면서 고산 지대 생물들이 갈 곳을 잃고 있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절망적인 이야기만 하니 우울하시죠?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자이언트 판다를 아시죠? 한때 1,000마리도 안 남았던 판다가 지금은 2,600마리가 넘게 살아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보호 정책과 국제 사회의 협력 덕분이죠. 2016년에는 멸종 위기 등급이 '위기'에서 '취약'으로 한 단계 낮아졌습니다.
혹등고래도 놀라운 회복을 보여줬습니다. 1960년대에 5,000마리까지 줄었던 개체수가 지금은 8만 마리가 넘습니다. 포경 금지 협약이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죠.
미국의 대머리독수리도 DDT 사용 금지 이후 극적으로 회복했고, 유럽의 비버도 재도입 프로그램을 통해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공 사례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뭘까요?
인간이 마음먹고 노력하면 멸종을 막을 수 있다는 거예요.
미래는 우리 손에
지금 10살짜리 아이가 30살이 됐을 때, 그 아이가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낙관적 시나리오: 전 세계가 힘을 합쳐 기후변화를 막고, 보호구역을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낸다. 멸종 위기종들이 하나둘 회복되고,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한다.
비관적 시나리오: 매년 수천 종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붕괴되며, 식량 위기와 물 부족이 일상이 된다. 아이들은 동물을 홀로그램으로만 볼 수 있고, "예전에는 진짜 동물이 있었대"라는 말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어느 쪽을 선택할 건가요?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요.
커피 한 잔을 선택할 때, 세제를 고를 때, SNS에 '좋아요'를 누를 때... 그 모든 순간이 선택의 순간입니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부터라도"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던지는 질문
오늘 이 글을 읽고 나서, 당신은 무엇을 하실 건가요?
그냥 "아, 심각하구나" 하고 잊어버리실 건가요? 아니면 작은 것부터라도 실천해보실 건가요?
100년 후 우리 후손들이 과거를 돌아볼 때, 2020년대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그때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행동을 시작한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다양한 생물들과 함께 살 수 있게 됐어"라고 할까요?
아니면 "그때 기회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무관심했던 탓에 모든 걸 잃어버렸어"라고 할까요?
지구는 우리 것이 아닙니다. 잠시 빌려 쓰는 거죠. 그리고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합니다. 텅 빈 지구가 아니라, 생명이 넘치는 지구를 말이죠.
멸종은 영원합니다. 한 번 사라진 종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멸종 위기 동물을 구하기 위해 밀림을 누비고 있고, 누군가는 실험실에서 보전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아이들에게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당신도 그 누군가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지구에는 우리만 사는 게 아니니까요.
참조
- IUCN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 (2024)
- UN Global Assessment Report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 (2019)
- WWF Living Planet Report (2024)
-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CITES)
-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
-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포털
- National Geographic: Extinction Facts
- Science Magazine: Accelerated Modern Human-Induced Species Losses
- Nature: The Biodiversity Crisis
- IPBES Global Assessmen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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