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물속에 살지만 폐로 공기를 마시고 어미의 젖으로 새끼를 기르는 포유류다. 사람과 고래는 포유류의 공통 조상을 공유하며, 고래가 물고기처럼 생긴 것은 물속 생활에 적응한 몸의 형태와 관련된다.

이미지 이용 표기: NOAA의 혹등고래 실제 사진, Wikimedia Commons 원본, public domain. 표시용 크기만 조정하고 사진 내용은 변경하지 않았다.
사는 장소와 동물의 분류는 다르다
바다에는 물고기뿐 아니라 고래, 바다거북, 물개처럼 서로 다른 계통의 동물이 산다. 물속에서 헤엄친다는 특징 하나로 이 동물들을 모두 어류라고 부를 수는 없다. 생물의 분류에서는 몸의 기본 구조, 번식과 발달의 특징, 유전적 관계와 진화의 역사를 함께 살핀다. 고래의 몸이 물고기와 비슷하다는 관찰은 맞지만, 그 관찰만으로 어느 동물 무리에 속하는지를 정할 수는 없다. 서식 환경과 계통을 구분하는 것이 고래를 이해하는 첫 단계다.
물고기처럼 매끈하고 길쭉한 몸은 물의 저항을 줄이며 이동하는 데 유리하다. 서로 먼 계통의 동물도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형태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겉모습의 닮음과 가까운 혈연관계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고래와 상어를 비교할 때도 꼬리와 지느러미의 모양만 보는 대신 호흡 기관과 새끼를 기르는 방식까지 살펴야 한다. 사람과 고래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겉모습보다 포유류라는 공통 계통이 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수면에 올라오는 이유는 폐호흡이다
고래는 아가미로 물속의 산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머리 위에 있는 분수공을 통해 공기를 드나들게 하고 폐로 호흡한다. 잠수하는 동안에는 바깥 공기를 계속 마실 수 없으므로, 호흡을 위해 수면으로 돌아와야 한다. 물 위에서 보이는 분출은 호흡과 관련된 현상이며, 고래가 물을 폐에 채웠다가 밖으로 내뿜는다는 뜻은 아니다. 바다에 완전히 적응한 동물도 조상에서 이어진 폐호흡의 기본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례다.
고래가 수면에 올라오는 간격을 모든 종에 같은 숫자로 설명하면 부정확해진다. 몸의 크기, 종, 잠수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호흡과 잠수 행동이 달라진다. 먹이를 찾는 잠수와 수면 가까이에서 이동하는 상황을 같은 조건으로 비교할 수도 없다. 어떤 종에서 관찰된 특별히 긴 잠수 기록은 그 종의 모든 개체가 늘 그만큼 잠수한다는 뜻이 아니다. 분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은 특정 최고 기록보다, 물속에서 살아도 공기 호흡을 한다는 사실이다.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특징
포유류라는 이름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특징과 연결된다. 고래의 어미도 새끼에게 젖을 공급한다. 이 과정은 포유류의 번식과 양육 체계를 물속 환경에서 이어가는 모습이다. 새끼 고래가 어미와 함께 수면으로 올라오고 따라다니는 행동을 볼 때는, 헤엄치는 능력뿐 아니라 호흡과 양육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고래가 알을 낳는 물고기처럼 보인다는 인상보다, 실제로 새끼를 낳고 기르는 과정이 분류의 중요한 근거다.
다만 새끼를 직접 낳는다는 특징 하나만으로 포유류를 판별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일부 어류도 새끼를 낳고, 포유류 가운데에는 알을 낳는 무리도 있다. 하나의 특징을 모든 동물에 적용하는 절대 규칙으로 삼으면 예외에서 혼동이 생긴다. 고래에서는 젖을 먹이는 특징과 폐호흡, 몸의 해부 구조와 진화적 관계를 함께 확인한다. 분류는 겉으로 쉽게 관찰되는 한 가지 모습보다 여러 증거가 같은 관계를 가리키는지를 살피는 과정이다.
꼬리지느러미와 앞지느러미의 구조
고래의 꼬리지느러미는 좌우로 넓게 펼쳐진 형태이며, 헤엄칠 때 주로 위아래로 움직인다. 많은 물고기가 몸과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추진하는 모습과 구분된다. 사진에서 고래가 꼬리를 물 위로 들어 올린 모습은 꼬리지느러미의 넓은 면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꼬리의 운동 방향만을 유일한 분류 기준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호흡과 번식, 골격 등 다른 특징과 함께 보아야 몸의 형태가 가진 의미가 분명해진다.
고래의 앞지느러미 안에는 육상 포유류의 앞다리와 대응하는 뼈들이 있다. 기능과 겉모양이 달라졌어도 기본 구조의 대응 관계가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공통 조상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환경에 적응한 결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고래가 사람의 팔과 같은 모양의 손을 몸 밖에 갖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계통에서 유래한 부분이 다른 용도로 바뀌었음을 보여 주는 해부학적 비교이며, 화석과 유전적 자료를 해석할 때도 함께 쓰이는 근거다.
육지의 조상에서 바다의 포유류로
고래의 진화는 현재의 늑대나 하마가 어느 날 고래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초기 고래와 가까운 화석 동물에서는 육지에서 움직일 수 있는 다리와 고래 계통을 가리키는 특징이 함께 발견된다. 여러 화석을 시간과 계통 관계에 따라 비교하면, 물속 생활에 관련된 변화가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한 동물의 생애 동안 몸을 많이 사용하거나 덜 사용해 고래가 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은 이런 계통적 변화와 다른 이야기다.
오늘날 고래와 하마가 가까운 친척이라는 설명도 같은 원리로 읽어야 한다. 현재의 하마가 고래의 직접 조상이라는 뜻이 아니라, 두 무리가 공유하는 공통 조상이 있다는 뜻이다. 사람과 고래 역시 더 오래된 포유류의 계통에서 공통 조상을 공유한다. 공통 조상이라는 말은 얼마나 가까운 관계인지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사람과 고래가 포유류라는 사실에서 두 종이 같은 생활 방식이나 같은 번식 행동을 보인다는 결론이 곧바로 나오지는 않는다.
수염고래와 이빨고래는 먹는 방식이 다르다
고래류 안에서도 먹이를 얻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 혹등고래 같은 수염고래는 입 안의 수염판을 이용해 물속의 작은 동물이나 물고기를 걸러 먹는다. 이빨고래는 이빨을 갖고 있으며 종류에 따라 물고기, 오징어 또는 다른 해양동물을 먹는다. 돌고래와 범고래도 이빨고래 무리에 속한다. 모두 포유류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해서 입 안 구조와 먹이의 종류, 사냥 방법까지 같을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소리를 이용하는 방식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빨고래의 반향정위는 내보낸 소리가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모든 고래가 같은 방식으로 쓰는 능력이라고 넓혀 말하면 부정확하다. 고래의 노래나 의사소통을 위한 소리와 먹이의 위치를 알아내는 반향정위는 설명해야 하는 기능도 다르다. 분류의 공통점과 종마다 다른 생활 기능을 나누어 읽으면, 고래를 신비한 능력 하나로 설명하는 단순화를 피할 수 있다.
물속 적응과 포유류의 특징을 함께 보기
고래의 피부 아래 지방층은 물속 생활에서 단열과 에너지 저장에 관련된다. 몸이 물고기처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할 때는 유선형의 형태와 수영에 쓰이는 부분을 살피고, 포유류로 분류되는 이유를 설명할 때는 폐호흡과 젖을 먹이는 양육, 골격과 계통을 살핀다. 두 설명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한쪽 설명이 다른 쪽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 적응한 포유류라는 고래의 모습을 함께 구성한다.
사진 속 혹등고래는 고래류 전체를 대표하는 모든 특징을 한 장에 보여 주지는 못한다. 몸의 겉모습과 꼬리는 관찰할 수 있지만 폐와 젖샘, 앞지느러미의 뼈는 다른 자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동물을 이해할 때는 사진, 해부학, 행동 관찰, 화석과 유전 자료를 함께 사용한다. 고래가 어류가 아니라 포유류라는 분류는 물속에서 산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물이 어떤 기본 구조와 진화적 관계를 가진 채 물속 생활을 하는지를 설명한다.
원문과 관련 글
이 질문이 함께 실렸던 잡학사전 원문에서 다른 질문도 찾을 수 있다. 몸의 진화적 흔적은 사람의 꼬리와 꼬리뼈, 물속 호흡의 다른 방식은 물고기의 아가미 호흡, 고래 몸에 남은 구조는 고래 몸속의 다리 흔적에서 이어서 읽을 수 있다. 동물의 행동과 생존 방식 길잡이에도 관련 글이 모여 있다.
참고 자료
NOAA Fisheries: Whales · NOAA Fisheries: Humpback Whale · Natural History Museum: When whales walked on four le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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